예전에는...
	안 .밖에서		668		2016-07-20 오전 8:31:30
밤이 아름답다. 이 어둠을 끌어안고 소주 한잔 기울이며 한 점 찌를 바라보는 나도 아름답다. 내가 술을 좋아하는 건 사람으로 태어난 축복이었을까? 찌와 별과 소쩍새 울음에 이끌려 깊어만 가는 밤. 누군가가 말했었지, 낚시는 강에서 시작해서 저수지로 댐으로 바다로 돌다가 나이가 들면 다시 강으로 돌아와 낚시하면서 마무리 한다고... 유년시절 금강에서 칸델라 불빛 밝혀놓고 밤을 지새며 붕어, 피래미, 빠가사리, 마자, 모래무지, 뱀장어, 참게, 메기, 누치, 끄리 등등...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을 만났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물고기 댓 마리 낚아 집에 들고 들어오면 풋고추에 애호박 썰어 넣고 고추장 풀어 훌륭한 저녁반찬으로 뚝딱 만들어 주셨던 어머니...! 그 시절의 살림망 속엔 물속의 신비와 전설이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이제는 지나간 시절, 허허로운 인생은 구름처럼 흘러 내 인생 세월의 잔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ㅎㅎㅎ 부드럽게 올라오는 찌... 뼘치 급 붕어! 오늘따라 달빛에 아른거리는 찌 불이 유난이도 아름다운 밤이다.. 술 한 잔 걸친 김에 내 맘에 들지 않는 작금의 낚시행태를 째려본다.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건 나만의 아집 때문일까? 보막이 공사로 인해 더딘 흐름으로 살아가는 강에는 예전의 곱던 금모래 백사장도 그 많던 종류의 물고기들도 퇴적된 오니 속으로 묻혀버리고 낚시의 문화풍토는 조구업체의 스폰으로 순수성을 잃어 점점 산업화가 되어가고 수입되어 들어온 붕어들로 채워져 가는 유료낚시터는 100수, 200수... 경쟁처럼 무자비한 집어제 투척으로 물은 물대로 썩어가고 방생이 미덕인 냥 입 터진 붕어 풀어주는 꾼들의 엇나간 자비심으로 붕어님들의 몰골은 갈수록 보기 사나워지고 ... 찌를 동동 띄워놓고 무슨 선구자적 낚시장르인 양 일본산 글루텐 마구 뿌려대며 건져 올리는 떡붕어들... 에~ 휴~~ 낚자고 낚시하는 것인지, 욕심 채우려고 잡는 것인지, 꾼인지, 어부님인지... 유료터 팬션형 좌대들은 저수지를 점령해가며 호객행위에 열을 올리고... 이런 얘길 쓰면 시대감각이 뒤처진 눔으로 각인되려나... ㅋㅋㅋ 어찌하였든 자연과 더불어 숨을 쉬며 낚싯대 드리우던 옛 전통도 시들시들... 소류지, 둠벙 등 자연지는 몰지각한 꾼들로 인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 에잇!!!. 후후~훗 그래도 나는 正道낚시를 지향하는 한마음 낚시회 회원님들과 같이. 20년 가까이 풍광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대를 드리우고 주변 청소도 잘하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누며 좋은 님들과 함께 아직까지도 정겨운 낚시하고 있으니 가히 행운아라 불러도 좋을 듯 ... 소란스런 산새 울음이 골안개 머금고 산등성이로 내려오는 새벽. 싱그러운 아침 햇살이 작은 소류지를 곱게 감싸온다. 아침에 피어 오르는 물안개속에서 나의 자화상을 찿을수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