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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본사, 32년 만의 서울 탈출..기사입력 2012-03-23 03:20
광화문 매장은 그대로 두고 파주출판도시로 전 부서 이전
교보문고 "더 좋은 환경서 업무", 출판계 "비용 절감 노린 것" 시각
설립 후 30여년간 오프라인 도서 시장 1위를 지켜 온 교보문고(대표 김성룡)가 본사를 파주로 옮긴다. 교보문고 본사의 서울 '탈출'은 1980년 지금의 교보문고 광화문점 건물에 둥지를 튼 지 32년 만, 2004년 현재의 내수동으로 옮긴 지 7년 만이다.
옮겨갈 곳은 경기도 파주시 문발리 파주출판도시 안에 있는 교보문고 사옥이다. 교보문고 남성호 홍보팀장은 "2년 전부터 이사를 계획하고 있었다"며 "한 달 안에 이전 실무팀을 꾸리고, 늦어도 올해 안에 이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주 사옥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2009년 완공됐다. 물류창고로 쓰이는 지하와 북카페로 꾸며놓은 1층 일부를 뺀 나머지 공간은 거의 비어 있는 상태. 이전 대상은 재무·인사·유통·교육·인터넷마케팅 등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전 부서 직원 300여명이다.
교보문고가 밝힌 이전 이유는 두 가지, '업무 공간 늘리기'와 '집중력 높이기'다. 남 팀장은 "파주 사무실 면적이 내수동보다 3배 넓다"며 "교보문고 본사가 출판의 중심인 파주출판도시로 들어간다는 상징성,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주요 출판사 출판인들과 훨씬 가깝게 얼굴을 맞대고 토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출판계는 "오프라인 매장은 광화문에 그대로 남고 본사만 파주로 옮기는 것이라 출판계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한국 출판시장의 지각변동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 보고 있다. 한 중견 출판인은 "결국 목적은 비용 절감 아니겠느냐"고 했다. 광화문 사무실 임대비용도 아끼고, 파주로 출퇴근하길 꺼리는 직원들을 자연스레 감축하는 효과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출판평론가 표정훈씨는 "국내 온라인 서점들의 과도한 도서 할인 경쟁과 전자책·스마트폰 기기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서점들이 설 자리를 잠식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온라인 서점들의 매출규모가 오프라인 매장의 절반에 다다른 만큼 공간과 인력, 비용을 한 곳으로 모아 최소비용 대비 최대의 효과를 내려는 움직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은 기자 e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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