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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길수의 민물낚시 이야기 ⑤낚시 터부(taboo) 2011.06.27 17:21 입력 일러스트 류은영 자신은 최대한의 예우로 호의를 베풀었는데 상대는 예상외로 불쾌감을 느낀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축구경기에서 골키퍼는 날계란이든 찐 계란이든 계란말이 할 것 없이 계란으로 요리된 것은 반찬도 먹지를 않는다는 말이 있다. 특히 경기가 시작되면 면도를 하지 않는 것은 상식으로 통할정도다. 면도를 하였다는 이유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패하게 되는 불운이 따를까 마는, 경기에 임할 때는 몸도 정신도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신의 결의를 다지는 계기로 여기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미신에 불과한 것이지만 이런 터부를 믿는 사람들이 예외로 많다. 비단 축구와 같은 스포츠 경기뿐 만이 아니라 낚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금기시하는 것들이 있다. 낚시인들이 믿는 다양한 터부들 대부분의 경우 불쾌감을 느끼면서 참고 내색을 하지 않지만, 특정한 경우 바로 불쾌감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집안 식구들이 “고기 많이 잡아 오세요”라고 말하는 것, “오늘 큰 고기 많이 잡으세요.”라고 말하는 것 그리고 출조 전 합궁 그리고 목욕하고 이발하기 등이 있다. 특히 첫 번째인 “고기 많이 잡아 오세요”라고 말하는 경우 낚시인들은 오늘 낚시는 날 셌다고 본다. 집에서 고기 많이 잡아오라고 하는 날 고기한번 제대로 잡아 본적 없다. 그러니 그날은 낚시를 해도 당연히 못 잡는 것으로 결정부터 하니 낚시에 집념이 되지를 않는다. 두 번째의 경우는 흔히 친절을 베푸는 택시 기사님들이 하는 말이다. 때로는 ‘예’하고 감사해 하는 사람도 있지만 백에 구십 명은 “집으로 도로 들어갈까?”, “낚시를 갈까?”하고 망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택시에서 내려 짐 챙기고 있으니, 택시기사 왈 “사장님 큰 고기 많이 잡으세요” 재미난 예로 70년대 초 필자가 운영하던 낚시회의 회원으로 ‘변’ 선생님이라는 분이 계셨다. 정확한 직책은 몰라도 당시 우리나라 부존 지하자원을 탐사하시던 분으로 시간만 있으면 낚시를 다녔다. 변선생님과 함께 나는 1974년 3월 시조대회 장소를 물색하기 위한 답사 겸 낚시를 하려고 택시를 대절하였다. 경기도 발안과 안중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고잔 저수지(늘원지)가 목적지였다. 대중교통을 이용 하면 5~6번 버스를 갈아 타야하는 불편 때문에 큰돈을 주고 대절한 것이다. 현장에 도착하여 뒤 트렁크에서 낚시가방과 바구니를 챙기고 있자니 느닷없이 택시기사분이 “사장님 오늘 큰 고기 많이 잡으세요”하고 친절하게 말하는 것이다. 평소에도 변선생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큰 고기 낚아라”, “많이 낚아라”하는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얼굴이 굳어지면서 “손 총무, 서울로 도로 갑시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러지요”하고 짐을 도로 싣고 귀경하니 새벽 5시에 떠나서 낚시한번 해보지도 못하고 되돌아와서 황당한데 그때 까지도 택시기사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돈만 받아가는 것이었다. 세 번째와 네 번째의 경우는 빈손으로 돌아올 때를 염두에 두고 변명의 수단으로 생각된다. 1970~80년 초반에는 ‘일요 과부’라는 용어로 주부들이 낚시에 대한 좋지 못한 감정이 많았다. 어쩌다 한번 낚시를 따라가 보면 함께 놀아 주지도 않고 조용하지 않고 떠들면 고기가 달아난다는 등 구속이 많고, 무엇 보다 낚시인들이 지저분하게 보이고 햇빛에 얼굴이 타니 자연 낚시를 멀리하게 되고 당시에는 특별한 취미생활이 별로 없었다. 남편들은 주말이면 낚시를 가는데 통금으로 꼭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하는 관계로 식구들이 잠을 설치게 되고 거기에다 낚시회에서는 혹시 그 시간에 잠들어 일어나지 못할까봐 전화로 깨우니 그 전화 벨소리를 ‘악마의 벨’소리라고도 하였다. 의외로 많은 낚시인들이 징크스를 믿는 경우가 많다. 낚시를 떠날 때는 “잘 다녀오세요”, “즐겁게 다녀오세요” 이말 이면 모든 낚시인들은 웃으며 낚시를 떠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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