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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출판계 `크라우드 펀딩` 독립출판 통로서 베스트셀러 창구로…`텀블벅` 통해 백세희·요조 등 책 출간 유희경 유진목 오은 등 시집 펀딩도…알라딘도 `북펀드` 시작하며 가세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이 이뤄지고 있는 `아침달 시집`. 책을 내고 싶지만, 자금과 인력이 부족할 때 작가와 출판사가 문을 두드리는 곳이 있다.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다. 온라인으로 불특정다수에게 투자를 받아 상품을 만들어내는 크라우드 펀딩이 최근 출판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그동안 독립출판을 위한 창구였다면 이제는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거나, 스타 작가의 책도 출간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출판계 최고 화제작인 베스트셀러 백세희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국내 대표적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의 힘으로 출간됐다. 지난 2월 500부를 찍으려 모금을 시작한 펀딩에 2000만원이 넘는 돈이 몰려 이 책은 2000부를 찍게됐다. 흔 출판사에서 정식 출간될 때에도 한 번 더 모금을 해 1200만원 넘는 돈이 펀딩에 성공했다. 가수 요조의 독립서점 운영기 '오늘도, 무사'도 텀블벅을 통해 펀딩에 성공해 정식 출간이 된 케이스다.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최근 출판 펀딩은 유례없이 활발하다. 현재 텀블벅에는 더쿠문고에서 진행하는 전 세계의 악마를 다룬 사전 '검은사전'은 목표액 200만원을 3900% 이상 달성한 7905만원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펀딩만으로 약 5000부의 판매가 확보된 것이다. 스타 저자 못지않은 판매고다. 이 밖에 수의사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고양이 질병에 관한 책 '집사의 매뉴얼'도 3400만원이 넘는 펀딩을 성공해 출간을 앞두고 있고, 요리책 '풍미 사전'도 1000만원 이상의 펀딩에 성공했다.
텀블벅의 눈에 띄는 펀딩 중 하나는 스타 시인이 대거 참여한 '아침달 시집'이다. 아침달 출판사는 8월 30일 출간을 앞둔 총 9권의 이 시집을 사전 펀딩하고 있는데 마감을 7일 앞둔 6일까지 목표액을 329% 달성한 1648만원의 펀딩이 이뤄졌다. 시집에는 유희경, 유진목, 오은, 김언, 서윤후, 유형진 등 국내 대표적인 젊은 시인들이 참여했다. 펀딩을 한 독자 290명은 기존서점에 출고되기 전에 먼저 책을 받을 수 있고 15만원 이상 후원자는 북홀더 우드스탬프 등의 사은품도 같이 받는다. 손문경 아침달 대표는 "새로운 시인들을 발굴하기 위해, 새로운 시 쓰기를 시도하기 위해서 펀딩을 시작했다"면서 "60페이지 내외로 익숙한 시의 형식과 시집의 물성에서 멀어져 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최근 대형 온라인서점 알라딘도 '북펀드'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 눈에 띄는 건 '철학자와 하녀' 등으로 이름난 철학자 고병권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의 신작 '북클럽 자본'이다. 8월부터 격월간으로 총 12부작으로 출간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부담이 큰 전작 출간을 앞두고 2336만원의 사전 펀딩이 성공해 출간이 계획대로 진행된다. 미국의 뮤지션이자 작가인 패티 스미스의 '몰입', BBC를 대표하는 과학 저널리스트 댈러스 캠벨의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도 알라딘을 통해 펀딩에 성공해 8월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한 독립출판사 대표는 "기존 출판사들처럼 광고나 마케팅에 돈을 쓰지 않고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입소문을 통해 모금이 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효과도 있다.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저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북펀딩은 점차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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